2023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 초읽기

위대한 연설가라는 태그가 따라다니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영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 스티븐 스필버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스카우트 대원이었다는 것. 전 세계 스카우트의 축제 세계잼버리 2023년 개최지를 두고 우리나라와 폴란드가 팽팽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 2016년 6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유럽총회 ‘국제의 밤’ 행사 

지금 새만금의 심장이 두근대고 있다. 2023년 세계잼버리 유치 결정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잼버리는 세계의 청소년들이 대자연 속에서 함께 야영하며 국가·인종·종교·민족을 초월한 글로벌 프렌드십을 펼치는 축제다. 4년마다 개최되며, 2023년 제25회 세계잼버리에는 총 164개국 5만여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가 참가할 예정이다.


‘Jamboree(잼버리)’는 북미 인디언의 말 ‘Shivaree(시바아리)’에서 비롯된 말로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라는 뜻. 스카우트의 창시자인 영국 육군 장군 베이든 파월 경이 1920년 런던의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제1회 세계잼버리를 개최하면서 이 이름을 붙였다.


세계잼버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큰 행사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국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크다. 권구연 한국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3만 5000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포함해 회원국 대표단(성인) 1500명, 인솔지도자와 운영요원 1만 3500명 등 많은 참가자가 약 9일간 머물면서 발생하는 경제적인 효과도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전북연구원은 새만금에서 세계잼버리를 개최함으로써 ‘생산 유발 800억 원, 부가가치 300억 원, 고용 1000명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자연·문화유산 풍부한 새만금은 최적지


이 정도의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려면 사회간접자본(SOC)와 기반시설은 필수 요건이다. 전라북도 입장에서 세계잼버리 유치는 지역 개발의 촉매제다. 2010년 방조제 준공 후 더디게 진행되는 새만금 개발 사업에 단비 역할을 해줄 것이다. 김종택 전라북도 국제행사팀장은 “2023 세계잼버리를 유치하게 되면 새만금 신공항과 신항만, 새만금-전주고속도로, 내부간선도로, 새만금-군산철도 등 현재 추진 중인 SOC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적시에 진척돼 2022년 완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기에 예산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고 “새만금 한중경협단지의 투자유치 등 국가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파급효과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새만금은 국내에서 세계잼버리 유치의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새만금의 관광·레저 용지 위에 조성 계획인 잼버리 야영장은 여의도 면적의 4배 정도인 1000ha(6.2×1.7㎞)의 광활한 간척지다. 10만 명까지 야영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잼버리 프로그램을 펼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입지 조건을 갖췄다. 주변에 변산 8경을 비롯한 바다와 산·들·강·호수·갯벌의 자연이 넉넉하고 문화유산이 수두룩하다.


권구연 사무총장은 “새만금 잼버리장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시민이 야영장으로 쓸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라며 “스위스 세계스카우트센터 ‘켄더스텍’보다 규모와 내용 면에서 훨씬 능가하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2023년 행사가 끝나도 새만금은 세계 스카우트 운동의 거점으로 남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새만금은 1991년 세계잼버리 개최지였던 강원도 고성과 국내 경합을 벌인 끝에 2015년 후보지로 확정됐다. 새만금 개발 사업과 맞물려 행사를 위한 추가 예산이 적게 든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스마트 잼버리’로 유치 성공 내다본다


▲ 2015 일본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한국대표단


새만금과 맞붙은 곳은 폴란드의 항구도시 그단스크. 관계자들 사이에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곳의 명예를 건 유치전이 뜨겁다. 2023 세계잼버리 개최국은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제41회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회원국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164개 각국당 6개의 투표권을 쥐고 있다. 새만금과 그단스크,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이다.


“천 개의 표심을 잡기 위해 폴란드가 우리보다 일찍 홍보전에 뛰어들어 우리가 불리했다. 게다가 폴란드는 현 대통령과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전 대통령인 레흐 바웬사가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어 참여국들의 집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유치 활동에 여념이 없는 김종택 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팀장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치단의 표심 분석 결과 최근 새만금의 ‘스마트 잼버리’를 강조하면서 역전되는 분위기다. 드라마와 K-POP의 한류 바람도 새만금 유치 전략에 도움이 되고 있다.”


권구연 사무총장은 “정보통신기술(ICT)를 백분 활용해 새만금의 ‘아날로그적’인 환경에 5G 무선통신을 결합해 이전 대회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마트 잼버리’의 세계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잼버리장 전역에 와이파이 환경을 구축하고 참가자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통한 편리함과 재미, 안전을 제공해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겠다는 것.


2022년이면 한국스카우트연맹이 태동 100주기를 맞는다. 새로운 한 세기의 시작점에 164개국 손님의 축하를 받으며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잼버리는 164개국이 미래의 우호를 다지는 것”

이주영 | 세계잼버리대한민국유치위원회 위원장(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 회장)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6년 12월 ‘2023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 지원 촉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 사회단체 및 기관, 기업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유치위원회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유치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요 투표권자가 참가하는 아프리카 스카우트 데이, 브라질·유럽·유라시아·인터 아메리카·아랍 총회 등에 참가해 새만금 유치를 홍보했으며 국가별 스카우트연맹도 방문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르완다, 우간다, 콩고 등을 방문해 국회의장과 외교부 장관, 스카우트연맹 회장단 면담을 통해 지지를 이끌어 냈다. 


새만금을 대회 최적지로 내세울 만한 강점은 무엇인가?

새만금은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갖췄고, 잼버리 프로그램에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잼버리’를 계획하고 있어 투표권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 중학교 시절 스카우트 활동을 한 스카우트 가족으로서 세계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우리 국토에서 평생 간직하게 될 추억을 쌓고 가길 간절히 바란다.


세계잼버리는 164개국 간의 미래 우호를 지금 다지는 것과도 같다. 그들은 사회의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기사가 나갈 쯤엔 한국스카우트연맹 회장과 함께 잼버리의 발상지인 영국과 아일랜드에 표심을 잡으러 가 있을 것이다. 영국은 5000명의 참가자를 파견하는 아주 주요한 곳이다.